문재인 정부는 레임덕은커녕 오히려 자신감이 돋보인다.

유성옥칼럼 | 기사입력 2020/11/14 [09:38]

문재인 정부는 레임덕은커녕 오히려 자신감이 돋보인다.

유성옥칼럼 | 입력 : 2020/11/14 [09:38]

▲ 유성옥 칼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이끌 처장 후보 추천이 9일 마무리했다. 추천위원회는 여야 2명씩과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7명으로 구성했다. 민주당 쪽 추천위원들은 권동주-전종민 변호사다. 국민의힘 쪽은 강찬우-김경수-석동현-손기호 변호사를 추천했다. 민주당은 모두 판사 출신, 국민의힘은 모두 검찰 출신으로 체웠다.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판사 출신의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검사 출신인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한명관 변호사 등을 추천했다.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한 인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천위는 13일부터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공수처 출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추천위가 밀도 있게 심사를 진행하기를 국민들은 기대 학고있다. 공수처장은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끊임없이 중립성에 휘말려온 검찰을 대신해 대통령-국회의원-고위 공무원 등의 범죄를 수사하게 되는 만큼 중립적 인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당 활동 전력이 있는 후보는 적합하지 않다. 또한 공수처가 검찰개혁에 대한 요청으로 도입됐고 은폐·축소 논란이 반복돼온 검사 범죄를 다루게 된다는 점에서 검찰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수사에 대한 식견과 새로운 조직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필요하다. 추천위는 이 같은 핵심 자질을 중심으로 후보군을 검증해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특히 여야 추천위원들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특정 후보를 고집하거나 합리적 근거 없이 거부하는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 공수처법은 추천위원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독립하여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추천위 안에서 여야 정당을 대리한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진다면 추천위원들의 법률가적 양식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추천위원 중 2명이 반대하면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게 한 공수처법 조항을 무기로 후보 선정 절차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의 정치현실은 생각보다 엄중해 보인다. 4년 전 피플파워로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그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생각해 보면 딱히 손에 잡히는 것이 많지 않다. 반대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과 비판은 가는 곳마다 넘쳐나고 있다. 단순히 여론조사로만 볼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바닥 민심은 비난을 넘어 거의 냉소적이다. 게다가 부동산 문제까지 언급되면 민심은 말 그대로 폭발 직전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레임덕은커녕 오히려 자신감이 돋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도 최근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 역대 정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무능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책임이 제일 크다. 문재인 정부가 각종 개혁 작업을 추진할 때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쪽이 국민의힘이었다. 그 결과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거의 궤멸 수준의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힘이 이후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 여전히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비난에 골몰하고 있다. 반대와 비난 외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특히 이번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선정하는 과정, 또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실망이다. 판을 깨려는 심사가 아니라면 자격 미달의 인사들을 국민 앞에 내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특정 인사는 아예 판을 깨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아직도 이러한 저급한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 21대 총선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김종인의 비대위 체제를 택한 국민의힘이다. 그러나 재기를 위한 각오는 잠시뿐, 그들의 행태는 여전히 과거 황교안의 미래통합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극은 그렇게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규모가 큰 재보선이 예정돼 있다. 이대로라면 부산시장 선거는 몰라도 서울에서는 국민의힘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 물론 마땅한 인물도 찾기 어렵다. 김위원장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국민의힘을 한 단계 더 진화한 정당으로 탈바꿈시켜내야 한다. 대안은 거기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변화된 모습을 국민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의 미래통합당이 아니라 새로운 국민의힘으로 진화한 생생한 모습을 확인토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공수처 출범이 법정 시한을 넘겨 넉 달째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수처장 후보 선정의 내실과 속도가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추천위원들이 유념해야 한다. 추천위는 후보군에 대한 검증과 여론 수렴 등에 만전을 기하되 공수처 출범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후보 선정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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